"너네 병원 악플 올렸다돈 주면 내려줄게" 흥정

 

독버섯처럼 퍼지는 댓글테러허위비방게시물 1개가 칭찬 10개보다 파급력 커

 

"1억원만 내면 내려주겠습니다. 서로 얼굴 붉히지 맙시다."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원장 A씨는 올해 초 한 통의 협박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병원 후기 카페 운영자라고 소개한 B씨는 지금까지 카페에 올라온 비방성 게시물들을 내려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

 

 

 

 

병원 홍보에 돈을 써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터무니없이 병원을 '디스(diss·모함)'하는 게시물을 내리기 위해 돈을 주는 것이 억울했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뚜렷한 승소를 장담할 수 없는 명예훼손 소송전으로 가면 병원 평판에도 타격을 입고 잦은 법원 출두로 예약환자도 끊길 판이었다.

 

A씨는 앞으로 자신의 병원에 대한 비방 게시물을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금품을 제공했다. 돈을 받아낸 B씨는 자신과 추가로 홍보 계약을 맺으면 인터넷에 다른 비방성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을 관리해주겠다는 노골적인 제안까지 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홍보계약을 맺었지만 또 다른 '디스'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우리 병원에서 돈을 받아낸 다음엔 다른 병원에 대한 비방전을 시작했다""돌아가면서 피해를 입고 있지만 별다른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 병원에 근무하는 C씨는 "문제가 되는 글들은 하나같이 병원 이름을 적시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어떤 병원인지 유추 가능하게 작성한다""조직적으로 고발을 피하면서 원하는 걸 얻어낼 수 있도록 '코칭'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디스 바이럴 마케팅(diss viral marketing)'은 수도권에 거점을 둔 한 폭력조직이 주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점도 피해자들이 정당한 피해 구제를 위한 소송을 주저하는 이유다.

 

'디스 바이럴 마케팅'으로 선량한 의료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졸지에 악덕업주로 낙인찍히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으로 훈훈한 미담이 급속도로 퍼지고 숨겨져 온 적폐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하지만, 무분별한 폭로와 난타전에 혈안인 '보이지 않는 검은 손가락들'도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와 공급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 줄 것이라 믿었던 통신기술이 어떤 정보도 믿을 수 없는 블라인드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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