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에볼루션 ... 미국의 영화이자 드래곤볼의 최악의 흑역사

 

 

 

20세기 폭스 제작. 감독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로 유명한 제임스 웡.쏘우 감독 제임스 완과 헷갈리지 말자. 너는 드래곤볼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프로듀서는 주성치[2]. 토리야마 아키라의 만화 '드래곤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체 관람가 또는 그에 준하는 등급을 받았다.

 

본 작품의 내용은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무술을 배운 손오공이 2000년만에 부활한 악의 화신 피콜로[3]를 제압하기 위해 부라퀴를 부르는 드래곤볼을 모으고 막판에 피콜로와 대결하게 되는 것인데....

 

이 영화의 제작 계획은 2007년 쯤에 발표되었는데 촬영 시작 당일부터 "왠지 불길하다"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나중에는 공개된 예고편을 보고 다수의 드래곤볼 팬들은 "이게 뭐야!!!"를 외치며 피를 토했었다고.쿨럭 또한 개봉 전에 20세기 폭스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제작 중단을 진지하게 고려했었다는 루머까지 나왔다.

 

한국에서는 2009311일에 기자 시사회가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한 기자는 "마이너스 별점이 가능하다면 별점 마이너스 3"라고 평하였으며 어느 웹진에는 "드래곤볼 7개를 모아서 소원을 빌고 싶다. 신룡이여! 내가 본 드래곤볼 에볼루션에 대한 기억을 모두 지워주세요!"라는 단평이 실리기도 했다. 차라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 영화를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게 해달라고 비는게 나을지도 본격 드래곤볼 품격 격하 영화[4] 여담으로 다른 두 평도 가관인데 이형석 헤럴드경제 기자는 "아동용으로도 졸작"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으며 "(돈 벌어오라고) 아내가 등떠밀어 출연했다"는 주윤발의 농담은 농담이 아니었던 듯."이라고 하기도 했고(...) 김도훈 씨네21 기자는 한 술 더 떠서 "진화는 커녕 본전도 못 건졌다 미국 요리사가 도쿄 일식집 솜씨를 흉내내겠다며 홍콩식 생선절임으로 만든 스시를 상상해보라. 세상에 그런 음식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분명 드래곤볼 에볼루션같은 맛이 날거다. 에볼루션? 진화가 아니라 퇴화다. 원작팬이라면 목숨걸고 피하시라."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심지어는 일본발매판 DVD에서는 특전메뉴 중 하나로 드래곤볼을 좋아하는 일본 개그맨이 커멘터리를 빙자하며 대놓고 깐다. 본격 욕하면서 보는 영화 예를 들면 영화의 첫 씬인 손오공과 손오반의 결투씬이 시작될 때 클로즈업이 된 오공의 얼굴에서 땀이 흐르는 장면이 나올 때, "아마 제작비의 80%를 이 땀 한방울에 다 써버렸나봐요"라면서 시작하자마자 대놓고 포풍처럼 깐다.

 

정식 개봉일은 그 다음날인 312일이었는데 결과물은 이른바 괴작에도 크게 못 미치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스토리의 인과관계가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것이나, 작중 인물들의 개념이 4차원에 있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그나마 약간은 기대해볼 만 했던 특수 효과마저 최소 20년 전 수준으로 처참하기 그지없다.

 

영화 제작에 들어간 돈은 공식적으로 1억 달러라고 하는데, 작중 30초 정도 나오는 신룡의 CG 퀄리티는 디 워의 그것에도 미치지 못한다.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썼는지 의문인 부분. 왠지 한국 만화의 포스트 아포칼립스급 재앙 이랑 비슷하다.외국에서는 아예 제작비가 아까운 영화의 대명사로 취급하며, 심지어 토미 웨소가 이 영화의 각본을 쓴 게 아니냐는(...) 루머가 잠깐 돌기도 했다.[5]

 

전체적으로 너무나도 끔찍해서 85분 밖에 안되는 상영 시간이 85시간 정도는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신과 시간의 방 실제로도 극장에서 중간에 나가버리는 관객들이 대거 속출. 이 영화가 3월 중순에 개봉한 것은 순전히 연인들의 화이트 데이 극장 데이트를 망치기 위한 커플분쇄단의 행각이라는 음모설이 나돌 정도이다. 감독 : 하하하 그래 나는 사실 솔로였다!

 

심지어 "이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봐야한다. 21세기 최악의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는 것만으로 자손대대 길이 남을 것이다"라는 평과 "이 영화는 돈 받고 봐도 큰일 날 영화"라는 평도 있다. 일각에서는 드래곤볼에 대한 나름대로 괜찮은 재해석이었다고 평하기도 했지만. 그리고...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 덕분에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이 영화 때문에 웬만한 영화는 다 재밌어졌다"라고 말하기까지...

 

 

 

대망(大亡)의 피콜로 vs 손오공 전투씬. 원작의 속도감과 박력을 조금도 살려내지 못한것은 물론이고 가스불마냥 흐물흐물거리는 에네르기파는 화룡점정. 그야말로 팬메이드 영상급의 퀄리티.

 

정말로 충격적인 사실은 엔딩 스텝롤 후에 속편을 예고하는 부가 영상이 있다는 것. 덧붙이자면 한국 흥행 좀 해보겠답시고 감독과 주요 배우들이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기자회견을 하던 중 무천도사 역의 주윤발 형님 왈 "아내가 명품백 사겠다고 출연시키더라구요". 안습.[6]

 

감독인 제임스 왕은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와 이연걸 주연의 더 원을 감독하고 흥행시켰던 당시로선 나름 이름있던 감독으로 더 원에서의 특수 효과나 연출, 격투신을 보면 드래곤볼이 이 감독에게 맡겨진 것도 나름 괜찮은 선택으로 보이기는 한다. 나름 꾸준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던 감독인데 어째서 이런 망작이 나왔는지 모를 지경으로 한순간에 연출력이 급격히 퇴보했다.차라리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를 더 찍지

 

주제가는 하마사키 아유미의 Rule. 하마사키의 '타이업의 저주' 때문에 이 영화가 패망한 게 아니냐는 우스개도 있다. 영화가 워낙 나빠서 반대급부로 곡이 더 좋은 평가를 받기도...[7]

 

한국에서의 흥행 성적은 영화 완성도 치고는 의외로 좋은 편인데 관객수 422504, 입장수입 256천만원을 기록했다.저중 40만은 돈 내고 본걸 후회했을 것이다. 그래, 아직도 후회하는 중이다.물론 어디까지나 영화 완성도치고는. 하지만 '원작을 고려하지 않고 보면'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의외로 괜찮다는 평도 있었다. 이 영화 때문에 그 망작이라는 디 워가 재평가받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렇듯 처참한 영화인데도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서 의외로 선전을 했다고 하지만, 결국 제작비가 4500만 달러인데 흥행 수입이 월드와이드로 5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이하로 망했다. ...라고!? 일단 겉으로만 보면 제작비는 뽑은 거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해외 배급에 따른 세금, 인건비, 광고비, 수익배분을 따지자면 적어도 제작비 2배는 벌어야 겨우 본전회수가 가능하니 이건 확실히 망한 거다. 하지만 그 개차반 완성도를 생각하면 선전한 거다.

 

곰곰이 보면 이 영화의 망하는 모양새가 어딘가의 고무닦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각본가는 자신의 각본이 사정없이 난도질당했다고 하소연하고, 초기 제작비는 1억달러라고 하는데 정작 나온 제작비는 4500만달러(레지던트 이블수준)이라는 점, 어딘가 더럽게 한심해진 액션과 CG등을 감안했을 때, 20세기 폭스가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압력을 행사하는 정황은 있다. 하지만 이 설정에 억단위 써봤자 더 크게 망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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