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공포로 아파트 로열층이 바뀐다구?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과 아직도 계속되는 여진으로 영남권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특히 아파트 고층에 사는 사람들은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의 흔들림을 느낀 뒤 길고 긴 계단을 뛰어 내려와 아파트 밖으로 피신하기까지 엄청난 공포를 몸소 체험한 주민들은 언제 다시 집이 요동칠지 모른다는 물안에 잠을 잘 못 이루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은 해본 적 없는 '저층에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하고, 극소수지만 이를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사람도 있다. '로열층'이라 불리며 인기가 높은 고층의 네임벨류가 지진으로 함께 흔들리는 것이다. 한편 부동산중계업계에서는 여진이 점차 잦아든다면 아파트고층을 꺼리는 분위기 역시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건축 분야 전문가들은 지진에 따른 건축물 구조 안전성은 저층보다 오히려 고층이 뛰어나기 때문에, 단순히 고층에 산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지진과 건축 분야 전문가들은 고층이라서 지진 흔들림을 상대적으로 크게 느낄 수는 있지만, 건물 구조적 안전을 더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오히려 고층 건물이 저층 건물보다 지진에 더 잘 견디는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물 구조는 지진파 주기(週期), 즉 흔들리는 시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저층은 짧은 시간 여러 번 흔들리면서 구조에 영향을 받지만,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주기가 길어진다밑에서 흔들면 고층에서 그 폭이 크기는 해도 천천히 흔들리며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구조에 영향을 덜 미친다는 것이다이번 경주 지진 때 부산의 건축물 피해가 13층 저층 건물에 집중된 것도 이런 논리로 해석될 수 있다.

한 건축구조 전문가이를 '상대 변위(變位·위치나 모양이 변한 정도)'라는 개념을 이용해 설명했다지진으로 1층이 좌우로 1흔들리고 한 층씩 높아질 때마다 진동이 1씩 커진다고 가정하면, 10층은 10흔들린다는 계산이 나온다그러나 10층만 따로 10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9가 흔들리는 9층 위에서 1더 움직이는 셈이어서 건물 구조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 전문가는 "고층일수록 흔들림이 클 수밖에 없지만, 지진이 미치는 힘은 저층보다 덜 받는다"면서 "지상에서 멀어 대피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문제는 있지만, 건물 구조적 안전성은 고층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흔들리는 폭이 큰 영향으로 외벽 타일, 마감재, 유리 등 비구조재는 저층보다 고층이 지진에 취약한 문제가 있으므로 낙하물에 의한 '2차 피해'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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